모르는 번호로 부재중 전화가 와 있다. 다시 걸자니 찜찜하고, 검색하자니 번호를 손으로 옮겨 적기 귀찮다. 또 친구에게 사진을 보내려다가 배경에 택배 송장이나 메신저 알림이 찍힌 걸 나중에야 발견할 때도 있다.
일본의 호비크가 내놓은 iPhone 앱 2종은 이런 아주 일상적인 불안을 겨냥한다. 하나는 전화번호를 찍어 검색하는 앱이고, 다른 하나는 사진을 보내기 전에 개인정보를 가려주는 앱이다.
전화번호는 찍어서 검색한다
첫 번째 앱은 ‘전화번호를 찍어 검색’이다. 종이 메모, 전단지, 고정전화 착신 기록 화면, 스마트폰 스크린샷에 보이는 전화번호를 카메라로 찍으면 AI가 번호 후보를 읽어낸다.
이후 사용자는 후보를 확인한 뒤 Google이나 Yahoo!로 검색할 수 있다. 핵심은 번호를 직접 입력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부모님 집 고정전화에 남은 번호를 확인하거나, 가족이 보내온 스크린샷 속 번호를 찾을 때 특히 편하다.
다만 이 앱이 번호의 안전성을 판정해주는 것은 아니다. “이 번호는 사기입니다”라고 단정하거나 전화를 차단하는 앱이 아니라, 사용자가 직접 검색해 확인하는 첫 단계를 쉽게 만들어주는 도구다.
호비크 설명에 따르면 읽어낸 번호는 앱 안에 저장하지 않고 자체 서버로도 보내지 않는다. 검색할 때만 선택한 번호가 검색엔진으로 넘어간다. 가격은 발표 기준 200엔이며 광고와 구독 없는 매입형 앱이다.
사진은 보내기 전에 숨긴다
두 번째 앱은 ‘보내기 전에 숨기기’다. 사진이나 스크린샷을 공유하기 전에 얼굴, 전화번호, 주소, 이메일, URL, QR코드, 바코드, 긴 번호, 문자 등을 AI가 찾아 검은색 칠이나 모자이크로 가려준다.
요즘은 스크린샷을 너무 쉽게 보낸다. 택배 조회 화면, 예약 내역, 계좌 입금 화면, 채팅 캡처, 업무 화면을 공유하다 보면 원치 않는 정보가 같이 들어갈 수 있다. 특히 SNS에 올리는 사진은 얼굴보다 배경이 더 위험할 때도 있다. 창밖 풍경, 명찰, 화이트보드, 영수증, 배송지 라벨 같은 것들이 생활권을 추측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앱은 사진을 찍거나 라이브러리에서 고른 뒤, AI가 숨길 후보를 표시한다. 사용자는 자동으로 가려진 부분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해제하거나 추가로 가릴 수 있다. 저장할 때 원본을 덮어쓰지 않고 가린 복사본을 만들며, 공유용 이미지에서는 위치정보 같은 메타데이터 삭제도 지원한다.
가격은 발표 기준 500엔이다. 이미지도 외부 서버로 보내지 않는다고 안내되어 있다.
AI 생활방어라는 표현이 잘 맞는다
이 두 앱은 거창한 AI 서비스가 아니다.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이해하기 쉽다.
- 모르는 번호를 믿기 전에 확인한다
- 사진을 보내기 전에 숨긴다
- 손으로 옮겨 적는 실수를 줄인다
- 개인정보가 찍힌 줄 모르고 공유하는 일을 줄인다
AI가 대신 판단해주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한 번 더 확인하도록 돕는 쪽이다. 이 점이 좋다. 보안 앱이 너무 복잡하면 사람들은 쓰지 않는다. 매번 설정을 열고, 권한을 확인하고, 긴 안내문을 읽어야 한다면 결국 그냥 보내버린다.
호비크의 접근은 더 작다. “찍고 확인하기”, “보내기 전에 가리기”. 이 정도로 짧아야 습관이 된다.
완벽한 방패는 아니다
물론 주의할 점도 있다. 전화번호 검색 결과가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다. 검색에 아무 정보가 안 나온다고 안전한 번호라는 뜻도 아니고, 누군가 악의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올렸을 수도 있다.
사진 속 개인정보 감지도 완벽할 수 없다. 앱이 놓치는 글자나 배경 정보가 있을 수 있다. 호비크도 모든 정보를 완전히 감지한다고 보장하지 않고, 보내기 전 확대해서 확인하라고 안내한다.
그러니 이 앱들은 ‘최종 판정기’가 아니라 ‘실수 줄이기 도구’로 봐야 한다.
AI는 생활 속 작은 망설임을 줄일 때 강하다
AI라고 하면 대단한 비서나 창작 도구를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 오래 쓰이는 AI는 이런 작은 곳에서 나올 수 있다. 모르는 번호를 손으로 입력하기 귀찮은 순간, 사진에 개인정보가 있는지 확인하기 귀찮은 순간, 그 짧은 귀찮음을 줄여주는 기술이다.
특히 고령 가족을 챙기는 사람, 아이 사진을 자주 공유하는 부모, 업무 스크린샷을 많이 보내는 직장인에게는 꽤 현실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보안은 거창한 결심보다 작은 습관에서 시작된다. 호비크의 두 앱은 그 습관을 AI로 조금 쉽게 만들어주는 사례다.
참고한 자료: PR TIMES 호비크 발표, App Store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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