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음식에 대한 선호가 없는 나는 끼니때가 되면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할 때가 많다. 딱히 먹고 싶은 것이 없다면 맛집 목록을 오래 들여다보기보다, 차라리 영양제를 챙기는 느낌으로 오늘 부족한 영양을 채워주는 식사를 골라주는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한 끼를 알약으로 대신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아침과 점심에 무엇을 먹었는지 보고 “오늘은 단백질이 부족하니 저녁에는 이런 메뉴가 낫다”고 선택지를 줄여주는 도구에 가깝다. 이를 위한 서비스가 있어 소개해 본다. 식단 기록 앱 MyFitnessPal에 새로 추가된 AI Coach다.
식단 기록을 조언으로 바꾼다
MyFitnessPal은 먹은 음식과 운동, 체중을 기록하고 칼로리와 탄수화물·단백질·지방 같은 영양 정보를 확인하는 앱이다. 기록 자체는 상세하지만 이용자가 숫자를 보고 다음 끼니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는 직접 판단해야 했다.
AI Coach는 이 기록을 읽고 자연어로 질문에 답한다. 오늘 먹은 음식, 남은 칼로리, 영양소 목표와 과거 습관을 바탕으로 다음 행동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저녁에 무엇을 먹으면 좋은가”, “오늘 남은 단백질을 채우려면 어떤 간식이 나은가”처럼 물을 수 있다.
일반 챗봇에 하루 식단을 매번 설명하는 것과 달리 앱에 이미 입력한 일지와 목표를 이용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대화는 전용 Coach 탭에서 이어지며 이전 대화도 저장된다.
먹고 싶은 것보다 부족한 것을 기준으로 고른다
먹고 싶은 메뉴가 분명한 날에는 AI가 필요하지 않다. 문제는 아무 음식도 떠오르지 않거나 선택지가 너무 많을 때다. 이때 영양 균형은 메뉴를 줄이는 기준이 된다.
예를 들어 아침에 빵, 점심에 면을 먹었다면 AI Coach에 남은 하루의 균형을 물어볼 수 있다. 단백질과 채소를 보충할 수 있는 메뉴, 비슷한 재료를 사용한 간단한 조리법이나 외식 시 고르기 쉬운 선택지를 제안받는 식이다.
여행 중 편의점에서 한 끼를 골라야 하거나 식당 메뉴판 앞에서 고민할 때도 쓸 수 있다. MyFitnessPal은 외식 메뉴 추천, 식재료 대체, 분량 조정과 저장된 목표에 맞는 레시피 탐색을 활용 사례로 제시한다.
다만 AI Coach가 배달 앱에서 메뉴를 골라 주문까지 끝내주는 것은 아니다. 식단 기록을 바탕으로 선택지를 제안하며 실제 음식의 검색, 구매와 섭취 여부는 이용자가 결정한다.
기록이 틀리면 조언도 흔들린다
개인화된 조언의 품질은 입력한 식단이 얼마나 정확한지에 달려 있다. 같은 김치찌개라도 고기와 국물의 양, 식당의 조리법에 따라 열량과 나트륨이 크게 다르다. ‘한 그릇’처럼 대략 입력하거나 데이터베이스에서 다른 제품을 선택하면 AI는 잘못된 수치를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다.
MyFitnessPal 데이터베이스에는 회사가 확인한 정보뿐 아니라 이용자가 등록한 음식도 포함된다. 제품명, 1회 제공량과 영양 성분이 실제 포장지와 맞는지 살펴야 한다. 매 끼니를 정확하게 재는 일이 부담스럽다면 숫자를 절대적인 정답보다 며칠간의 경향을 보는 기준으로 사용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사진이나 음성으로 식사를 기록하는 기능도 입력을 빠르게 하지만 소스, 조리용 기름과 정확한 양을 놓칠 수 있다. 간편 기록이 곧 정확한 기록이라는 뜻은 아니다.
AI 영양 코치는 의료인이 아니다
MyFitnessPal은 AI Coach가 미국 농무부 식생활 지침, 미국 국립보건원과 질병통제예방센터 등의 근거 기반 영양 원칙에 맞춰 안내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한다. 동시에 답변은 AI가 생성하므로 오류가 있을 수 있고 일반적인 정보일 뿐이라고 명시한다.
질병을 진단하거나 치료하고 예방하는 의료 조언을 제공하는 기능은 아니다. 당뇨병, 신장 질환, 음식 알레르기나 섭식장애처럼 식단 조절이 건강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경우에는 AI 추천을 그대로 따르면 안 된다. 임신 중이거나 약을 복용하는 사람도 의사나 영양 전문가와 먼저 상의해야 한다.
“단백질이 부족하다”는 앱의 표시 역시 개인의 의학적 상태까지 반영한 처방이 아니다. 설정한 목표와 기록된 식사 사이의 차이를 계산한 결과에 가깝다.
식사 기록에는 민감한 생활 정보가 담긴다
매일 먹는 음식, 체중 변화와 운동량은 단순한 취향을 넘어 건강 상태와 생활 패턴을 짐작하게 하는 정보다. AI Coach는 더 개인화된 답을 만들기 위해 이런 기록과 대화 내용을 활용한다.
사용 전에는 MyFitnessPal의 개인정보 설정과 데이터 삭제 방법을 확인하는 편이 좋다. 정확한 조언을 받겠다고 진단명, 복용 약이나 검사 수치를 대화창에 지나치게 자세히 입력할 필요는 없다. 의료 정보는 의료기관과 공유하고 앱에는 일반적인 식사 목표만 남기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무료 기능이 아니며 한국은 아직 대상이 아니다
AI Coach는 2026년 6월 현재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제공된다. MyFitnessPal의 Premium 또는 Premium+ 구독이 필요하다. 회사는 한국과 한국어 지원 일정을 발표하지 않았다.
미국 기준 Premium은 월 19.99달러 또는 연 79.99달러, Premium+는 월 24.99달러 또는 연 99.99달러 수준으로 안내되고 있다. 실제 가격은 국가, 앱스토어와 프로모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결제 화면에서 확인해야 한다. 무료 이용자는 기본 식단 기록을 할 수 있지만 AI Coach를 바로 쓸 수 있다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기록은 하지만 다음 행동을 못 정하는 사람에게 맞는다
MyFitnessPal AI Coach는 식단 기록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보다 이미 꾸준히 입력하지만 숫자를 어떻게 활용할지 모르는 사람에게 더 유용하다. 먹고 싶은 것이 딱히 없는 날, 남은 영양 목표를 기준으로 메뉴 후보를 줄이는 용도로도 잘 맞는다.
반대로 식사를 자주 빠뜨려 기록하거나 음식의 양을 입력하는 일이 스트레스라면 AI 조언도 큰 도움이 되기 어렵다. 정교한 식단 치료가 필요하거나 AI가 일주일 식단을 완전히 책임져주길 바라는 경우에도 적합하지 않다.
칼로리 기록 앱은 오랫동안 “오늘 무엇을 먹었는가”를 보여주는 도구였다. AI Coach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래서 다음에는 무엇을 먹을 것인가”에 답하려 한다. 딱히 당기는 메뉴가 없는 날 영양 균형이라는 기준으로 고민을 줄여주는 것은 반갑다. 다만 그 답은 처방전이 아니라, 내가 입력한 기록 위에서 만들어진 한 가지 선택지로 받아들이는 것이 적당하다.
참고 URL
- https://www.globenewswire.com/news-release/2026/06/10/3309733/0/en/myfitnesspal-introduces-ai-coach-to-deliver-personalized-nutrition-guidance-rooted-in-20-years-of-nutrition-expertise.html
- AI Coach의 주요 기능, 출시 국가와 유료 구독 조건을 담은 MyFitnessPal 발표다.
- https://support.myfitnesspal.com/hc/en-us/articles/45212266254221-Introducing-Nutrition-Coach-Your-Nutrition-Assistant
- AI Coach의 사용 방법과 의료 조언이 아니라는 주의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 https://www.myfitnesspal.com/premium
- MyFitnessPal Premium과 Premium+의 최신 기능 및 결제 조건을 확인할 수 있다.
- https://www.myfitnesspal.com/privacy-policy
- 식단, 활동과 계정 데이터의 수집·이용 및 삭제 조건을 확인할 수 있다.
- https://www.cdc.gov/healthy-weight-growth/healthy-eating/index.html
- 균형 잡힌 식사에 관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일반적인 안내다.
관련 글
같은 맥락에서 이어서 읽기 좋은 글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