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비운 날,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이상한 생각을 반복한다. “밥은 먹었을까?”, “물을 마셨을까?”, “혹시 하루 종일 잠만 잔 건 아닐까?”
카메라를 켜보면 귀엽게 자고 있는 모습은 보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잘 안 보인다. 밥을 얼마나 먹었는지, 물을 자주 마시는지, 평소보다 식욕이 줄었는지는 계속 지켜보지 않는 이상 알기 어렵다.
CES 2026에서 PETKIT이 공개한 새 제품들은 이 지점을 겨냥한다. 자동으로 밥과 물을 주는 기계에 AI 카메라를 붙여, 반려동물의 식사와 음수 습관을 추적하겠다는 것이다.
젖은 사료도 자동 급식하는 Yumshare Daily Feast
첫 번째 제품은 Yumshare Daily Feast다. The Verge 보도에 따르면 이 제품은 습식 사료를 자동으로 제공하는 급식기다. 건식 사료 자동급식기는 이미 익숙하지만, 습식 사료는 보관과 위생 문제 때문에 자동화가 까다로웠다.
PETKIT은 이 제품이 최대 7일치 식사를 제공할 수 있고, 먹지 않은 사료는 48시간 뒤 자동으로 제거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UVC 조명으로 급식 과정의 위생을 돕고, NFC 기반 추적 시스템도 사용한다.
여기에 1080P 야간 카메라와 AI가 들어간다. 카메라는 반려동물이 언제 먹는지, 얼마나 남기는지 확인한다. 단순히 “밥을 줬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먹었는가”를 보려는 것이다.
다만 이 제품은 일반 소비자에게 바로 파는 방식이 아니라, 펫푸드 회사에 습식 사료 제공 플랫폼으로 제공될 계획이라고 보도됐다. 가격과 리필 방식은 각 회사가 정할 수 있다.
물 마시는 습관을 보는 Eversweet Ultra
두 번째 제품은 Eversweet Ultra 급수기다. 가격은 199.99달러로 소개됐고, 2026년 4월 출시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 급수기에도 1080P 야간 광각 카메라와 AI가 들어간다. 여러 마리의 반려동물을 구분하고, 각각의 음수 행동과 루틴을 추적해 비뇨기 건강 관련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이 기능이 왜 중요한지 바로 이해할 것이다. 고양이는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으면 방광염이나 요로 문제 걱정이 커진다. 그런데 실제로 얼마나 마시는지 재기 어렵다. 여러 마리를 키우면 더 어렵다. 누가 얼마나 마셨는지 구분이 안 되기 때문이다.
Eversweet Ultra는 14일 물 저장 용량을 갖고, 재순환 방식이 아니라 사용된 물을 폐수 탱크로 보내는 구조라고 한다. 위생과 기록을 함께 노린 셈이다.
펫테크가 ‘자동화’에서 ‘관찰’로 넘어간다
이런 제품이 흥미로운 이유는 자동급식기 자체가 새로워서가 아니다. 자동급식기는 이미 많다. 새로운 지점은 밥그릇과 물그릇이 관찰 장치가 된다는 것이다.
예전 펫테크의 핵심은 “내가 없을 때 대신 해준다”였다. 밥을 주고, 물을 순환시키고, 카메라로 보여준다. 이제는 “평소와 다른 변화를 알아챈다” 쪽으로 움직인다.
반려동물은 아픈 것을 말로 설명하지 못한다. 대신 행동이 바뀐다. 밥을 덜 먹거나, 물을 갑자기 많이 마시거나, 화장실을 자주 가거나, 활동량이 줄어든다. 보호자는 이런 변화를 늦게 알아차릴 때가 많다.
AI 카메라가 이런 패턴을 꾸준히 기록하면 작은 변화의 신호를 더 빨리 볼 수 있다. 물론 수의사 진단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요즘 이상한데?”를 알아채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다.
편리함 뒤에는 카메라와 데이터 문제가 있다
밥그릇에 AI 카메라가 들어간다는 것은 편하지만, 동시에 생각할 문제도 있다.
카메라는 집 안을 본다. 제품에 따라 시야각이 넓고, 야간 촬영도 가능하다. 반려동물만 찍는다고 해도 집 구조나 생활 패턴이 함께 기록될 수 있다. 영상이 어디에 저장되는지, 클라우드 전송이 있는지, 가족 구성원이 함께 찍힐 가능성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 건강 인사이트라는 표현도 조심해서 봐야 한다. 물을 덜 마셨다는 기록은 유용하지만, 그것이 곧 병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기록이 정상처럼 보여도 실제 건강 문제가 없다는 보장도 아니다.
이런 제품은 병원 대신이 아니라 관찰 보조 도구로 보는 편이 안전하다.
누구에게 쓸모 있을까
PETKIT의 새 제품은 특히 이런 사람에게 잘 맞을 수 있다.
- 출근이나 외출 시간이 길어 반려동물 식사 확인이 어려운 사람
- 고양이 여러 마리를 키워 누가 얼마나 물을 마시는지 모르는 사람
- 습식 사료를 주고 싶지만 보관과 위생이 걱정되는 사람
- 반려동물의 식욕 변화나 음수량 변화를 기록하고 싶은 사람
반대로 단순히 정해진 시간에 건식 사료만 주면 되는 집이라면 굳이 AI 카메라까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가격, 유지비, 전용 리필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밥그릇이 보호자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반려동물 기술은 점점 귀여운 장난감보다 건강관리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밥을 주는 기계가 “오늘은 평소보다 덜 먹었어요”라고 알려주고, 물그릇이 “이 아이는 요즘 물을 적게 마셔요”라고 말하는 식이다.
조금 낯설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보호자가 늘 옆에 있을 수 없으니, 생활 속 사물이 대신 관찰해주는 것이다.
다만 좋은 펫테크는 보호자의 불안을 끝없이 키우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알림이 너무 많으면 매일 걱정만 늘어난다. 중요한 변화만 차분히 알려주고, 필요할 때 수의사 상담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더 좋은 방향이다.
밥그릇과 물그릇이 AI를 만나면 반려동물 돌봄은 조금 더 세밀해질 수 있다. 그리고 어쩌면 그 세밀함이, 말 못 하는 가족을 돌보는 데 가장 현실적인 도움일지도 모른다.
참고한 자료: The Verge PETKIT CES 2026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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