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게임을 좋아하면 부모는 보통 두 가지 생각을 한다. 하나는 “또 게임이냐”이고, 다른 하나는 “그래도 저걸로 뭔가 만들 수 있으면 좋을 텐데”다. Roblox가 흥미로운 이유는 원래부터 이 두 생각 사이에 있던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노는 곳이면서 동시에 만드는 곳이다.
그런데 이제 Roblox가 한 걸음 더 간다. PC에서 Roblox Studio를 열고 복잡한 툴을 배우는 대신, 모바일 앱 안에서 문장을 입력해 게임의 기본 형태를 만드는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 이름은 Build다.
쉽게 말하면 아이디어를 한 문장으로 적으면, AI가 일단 플레이 가능한 게임 초안을 만들어주는 기능이다. “숲속에서 장애물을 피하는 아늑한 모험 게임을 만들고 싶다” 같은 문장을 넣으면 시작점이 만들어지고, 사용자는 그것을 고치고 테스트하고 공유할 수 있다.
https://about.roblox.com/newsroom/2026/07/build-without-limits-on-roblox
https://techcrunch.com/2026/07/16/roblox-launches-an-ai-powered-game-creation-feature-in-its-mobile-app/
무엇이 새로워졌나
Roblox는 2026년 7월 16일 Build를 발표했다. 이 기능은 Roblox 모바일 앱 안에 들어가는 모바일 우선 AI 제작 도구다. 사용자가 텍스트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AI가 기본 게임을 생성하고, 이후 사용자가 수정하고 플레이 테스트한 뒤 친구와 공유하거나 Roblox에 게시할 수 있다.
The Verge 보도에 따르면 Build는 2026년 7월 28일부터 뉴질랜드에서 공개 알파 테스트를 시작한다. 대상은 나이 인증을 마친 9세 이상 사용자이고, 완성된 게임은 16세 이상 사용자가 전 세계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형태로 알려졌다. 기본 버전은 무료로 제공되고, 고급 사용자를 위한 프리미엄 옵션도 계획되어 있다.
https://www.theverge.com/games/966589/roblox-build-ai-phone-moblie-games
중요한 점은 이것이 단순한 장난감 기능이 아니라는 것이다. Roblox는 이미 AI 기반 제작 도구를 계속 확장해왔다. 3D 오브젝트 생성, Roblox Assistant, 게임 기획·제작·테스트를 돕는 에이전트 기능 등이 이어졌고, Build는 그 흐름을 모바일로 가져오는 시도다.
https://techcrunch.com/2026/04/16/robloxs-ai-assistant-gets-new-agentic-tools-to-plan-build-and-test-games/
왜 모바일이 중요할까
게임을 만드는 일은 원래 꽤 무겁다. PC가 필요하고, 개발 도구가 필요하고, 스크립트도 배워야 한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이 “나도 게임 만들어볼래”라고 말해도 첫 화면에서 막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Roblox는 사용자가 이미 모바일에 많다. 친구와 Roblox를 하다가 “이런 게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바로 앱 안에서 만들어볼 수 있다면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진다.
이건 키즈 코딩 학원에서 말하는 “코딩 교육”과도 조금 다르다. 아이에게 문법부터 가르치는 대신, 먼저 결과물을 보여준다. 게임이 만들어지고, 움직이고, 친구에게 보여줄 수 있으면 그다음에 “왜 이렇게 작동하지?”라는 호기심이 생길 수 있다.
물론 이것이 모든 아이를 개발자로 만든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게임을 소비만 하던 아이가 “규칙을 바꾸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점은 꽤 크다.
커뮤니티 반응은 기대와 경계가 섞여 있다
Roblox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는 AI 게임 제작에 대한 반응이 단순히 환호만은 아니다. 한 Reddit 사용자는 AI로 Roblox 게임을 완전히 만들면 직접 만든 느낌의 만족감이 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버그를 고치고 직접 노력해서 완성했을 때 오는 자부심이 있는데, AI가 전부 만들어주면 그 감각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https://www.reddit.com/r/robloxgamedev/comments/1m7cbb0/my_personal_experience_with_using_ai_for_roblox/
또 다른 글에서는 Roblox AI가 게임 개발에 특화되어 있다면 스크립팅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아직 복잡한 게임을 완전히 만들 정도는 아닐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https://www.reddit.com/r/robloxgamedev/comments/1toijx3/controversial_opinion_i_think_roblox_implementing/
AI 게임 개발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보인다. AI가 “버튼 하나로 완성 게임”을 만들어주는 마법은 아니지만, 지루한 부분을 빨리 처리하거나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데는 유용하다는 식이다.
https://www.reddit.com/r/aigamedev/comments/1lw9ydc/anyone_here_making_roblox_games_with_ai/
이 반응들은 Build를 볼 때 중요한 기준이 된다. AI는 처음 시작하게 해주는 힘은 크지만, 좋은 게임으로 다듬는 과정은 여전히 사람의 몫일 가능성이 높다.
부모 입장에서 보면 무엇이 좋을까
부모 관점에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게임 시간이 “완전한 소비”에서 “조금의 창작”으로 바뀌는 것이다. 아이가 그냥 인기 게임을 따라다니는 대신, 자기 게임의 규칙을 생각하고, 친구 반응을 보고, 다시 고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점프하면 구름이 생기는 장애물 게임”을 만들었다고 해보자. 처음에는 AI가 대충 만들어준다. 그런데 플레이해보니 너무 쉽다. 아이는 장애물 간격을 바꾸고, 점프 높이를 조절하고, 점수를 넣고 싶어진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게임 디자인, 논리, 테스트, 피드백을 배운다.
이 정도만 되어도 의미가 있다. 모든 아이가 코드를 깊게 배우지 않더라도, 무언가를 만들고 고쳐보는 경험은 남는다.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당연히 우려도 있다. 첫째, AI로 만든 비슷비슷한 게임이 너무 많이 쏟아질 수 있다.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으면 플랫폼에는 낮은 품질의 콘텐츠도 늘어난다. Roblox는 지속적인 사용자 참여가 있는 게임을 발견 시스템에서 더 잘 보여주겠다는 식으로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둘째, 안전과 moderation 문제다. Roblox는 어린 사용자가 많은 플랫폼이다. AI가 생성한 환경, 대사, 캐릭터, 게임 규칙이 적절한지 확인하는 장치가 중요하다. 특히 친구와 공유하고 게시하는 단계에서는 더 그렇다.
셋째, 아이가 AI 결과물을 그대로 자기 실력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그래서 부모나 교육자는 “AI가 만들어줬으니 끝”이 아니라 “여기서 네가 무엇을 바꿨는지”를 물어보는 편이 좋다.
넷째, 수익화 기대를 너무 키우면 안 된다. Roblox에서 성공하는 게임은 단순히 만들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재미, 운영, 업데이트, 커뮤니티 반응이 모두 필요하다. Build는 시작을 쉽게 해주는 도구이지 성공을 보장하는 도구는 아니다.
Roblox의 방향은 꽤 분명하다
Roblox는 더 많은 사람이 창작자가 되기를 원한다. 예전에는 Studio를 배워야 했고, 그다음에는 AI Assistant가 도왔고, 이제는 모바일 앱에서 바로 시작할 수 있게 하려 한다.
이 변화는 Roblox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앞으로는 게임, 앱, 영상, 웹사이트를 만드는 일이 점점 더 “전문가만의 작업”에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시작하는 작업”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다만 좋은 결과물은 여전히 다듬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 AI가 첫 블록을 쌓아줄 수는 있지만, 왜 재미있는지, 친구들이 어디서 지루해하는지, 어떤 규칙을 바꿔야 하는지는 사람이 판단해야 한다.
Build가 성공한다면 Roblox는 게임 플랫폼을 넘어 아이들의 창작 놀이터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 게임을 많이 하는 아이를 무조건 말리기보다, “이번엔 네가 하나 만들어봐”라고 말할 수 있는 시대가 조금 더 가까워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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