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는 이상하게 어렵다. 막상 쓰려고 하면 오늘이 특별하지 않았던 것 같고, 무슨 말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새해마다 다짐하지만 며칠 지나면 빈 페이지가 쌓인다.
일본의 Yell-U는 이 문제를 “쓰는 일기”가 아니라 “대화하는 일기”로 풀려는 앱이다. AI 파트너와 하루 이야기를 나누면, AI가 내용을 정리해 일기 본문과 제목을 만들어준다.
NOLTY에서 나온 AI 일기 앱
Yell-U는 일본능률협회매니지먼트센터, JMAM이 운영한다. NOLTY라는 수첩 브랜드를 전개하는 회사다. 종이 수첩과 시간관리 브랜드가 AI 일기 앱을 냈다는 점이 꽤 자연스럽다.
PR TIMES 발표에 따르면 Yell-U는 2025년 12월 15일 정식 제공을 시작했다. iOS와 Android를 지원한다.
앱의 흐름은 간단하다. AI 파트너와 오늘 있었던 일, 느낀 감정, 기억에 남는 순간을 대화한다. 그러면 AI가 대화 내용을 정리해 읽기 쉬운 일기와 제목을 만든다. 그날 마음에 드는 사진도 붙일 수 있다.
왜 일기는 계속 실패할까
JMAM의 조사에서는 일기를 포기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72%였다고 한다. 이유도 익숙하다. 쓰기 귀찮고, 시간이 없고,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고, 자꾸 잊어버린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그중 상당수가 다시 일기를 쓰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기록 자체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시작과 지속이 어렵다.
Yell-U는 이 장벽을 낮춘다. 빈 페이지 앞에 앉아 문장을 만들어내는 대신, 누군가 물어봐 주는 질문에 답하면 된다. “오늘 뭐가 기억나?”, “그때 기분은 어땠어?” 같은 대화가 일기의 재료가 된다.
주간 피드백도 있다
Yell-U는 하루 일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일주일의 감정 변화와 걸음 수 데이터를 시각화하고, 일기 제목을 목록으로 보여주며, AI가 그 주의 기분을 분석해 코멘트를 준다. 주말에 마음과 생활을 정리할 아이디어도 제안한다.
이 기능은 일기를 단순 기록에서 작은 자기관리 도구로 바꾼다. 내가 이번 주에 자주 피곤했는지, 어떤 일이 반복적으로 스트레스를 줬는지, 무엇을 할 때 기분이 좋아졌는지를 돌아볼 수 있다.
물론 AI의 감정 분석을 너무 진단처럼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이번 주 당신은 이런 사람입니다”가 아니라, 스스로 돌아볼 수 있게 도와주는 거울 정도로 보는 편이 좋다.
감정 기록에는 개인정보가 들어간다
Yell-U 같은 앱은 따뜻해 보이지만, 일기에는 아주 사적인 정보가 들어간다. 가족 갈등, 직장 고민, 건강 문제, 연애, 돈 걱정처럼 다른 사람에게 쉽게 말하지 않는 내용이 쌓일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앱을 쓸 때는 데이터 보관과 삭제, AI 학습 활용 여부, 사진 첨부 범위를 확인해야 한다. 일기를 편하게 쓰는 것과 나의 감정 데이터를 어디까지 맡길지는 별개의 문제다.
또 마음이 많이 힘든 상태라면 AI 일기만으로 버티려 해서는 안 된다. 앱은 기록을 돕는 도구일 뿐, 상담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는다.
일기는 문장력이 아니라 습관이다
Yell-U가 좋은 이유는 일기를 잘 쓰게 해주기보다, 일기를 시작하게 해준다는 데 있다. 좋은 문장을 쓰려는 부담을 줄이고, 하루를 말로 풀어낼 수 있게 한다.
기록은 거창할 필요가 없다. 오늘 있었던 작은 일, 짜증 났던 순간, 의외로 고마웠던 말 한마디를 남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AI가 그 말을 정리해준다면 일기의 진입장벽은 확실히 낮아진다.
결국 좋은 AI 일기 앱은 사용자를 멋진 작가로 만드는 도구가 아니라, 자기 하루를 조금 덜 놓치게 해주는 도구일 것이다.
참고한 자료: PR TIMES Yell-U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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