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 앱을 새로 깔 때는 묘한 기대가 있다. 이번에는 진짜 정리될 것 같다. 오늘 할 일, 장기 목표, 반복 루틴, 프로젝트까지 한 번에 넣으면 머릿속이 시원해질 것 같다. 그런데 며칠 지나면 앱 안에 미완료 항목이 쌓이고, 알림은 밀리고, 결국 다시 메모장이나 카카오톡 나에게 보내기로 돌아간다.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할 일 앱을 계속 갈아타는 사람은 게으른 것이 아니라, 앱이 자신의 생활 리듬과 맞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Todoist, TickTick, Things 3처럼 유명한 앱도 결국 사람에 따라 맞고 안 맞는다.
할 일 앱 선택은 기능보다 성격 문제에 가깝다
많은 사람이 할 일 앱을 고를 때 기능표부터 본다. 자연어 입력이 되는지, 반복 일정이 되는지, 캘린더와 연동되는지, 태그와 필터가 있는지 확인한다. 물론 기능은 중요하다. 하지만 오래 쓰는 앱은 기능이 가장 많은 앱이 아니라, 내 머리가 부담 없이 받아들이는 앱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Todoist는 여러 기기에서 안정적으로 쓰기 좋고, 자연어 입력과 프로젝트 분류가 강하다. TickTick은 할 일, 캘린더, 습관, 포모도로 타이머까지 한 앱에 넣고 싶은 사람에게 매력적이다. Things 3는 애플 기기 사용자에게 깔끔한 화면과 정돈된 흐름으로 인기가 높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기능이 많으면 처음에는 든든하지만, 어느 순간 관리할 칸도 많아진다. 태그를 붙이고, 우선순위를 나누고, 날짜를 고치고, 반복 설정을 정리하다 보면 할 일을 하는 시간보다 할 일 앱을 정리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Reddit 이용자들이 결국 남긴 앱은 단순했다
Reddit의 생산성 앱 커뮤니티를 보면 “어떤 앱을 계속 쓰고 있나”라는 질문에 답이 꽤 현실적이다. Todoist, Google Tasks, Trello, Notion처럼 유명 앱이 자주 나오지만, 동시에 “결국 기본 메모 앱과 캘린더만 남았다”는 반응도 반복된다.
한 이용자는 지난 2년 동안 생산성 앱을 30개 넘게 써봤고, 결국 Google Calendar, 기본 메모 앱, 그리고 간단한 할 일 앱만 남았다고 적었다. 습관 추적 앱, 포모도로 앱, 세컨드 브레인 앱, 올인원 앱은 처음에는 좋아 보였지만 유지하는 일이 또 다른 일이 됐다는 취지다.
또 다른 글에서는 Trello는 프로젝트용, Google Tasks는 잡다한 알림용, ChatGPT나 Gemini는 아이디어 정리용으로 쓴다는 식의 조합도 보인다. 하나의 앱이 모든 일을 해결한다기보다, 일의 성격에 따라 작게 나눠 쓰는 흐름이다.
Todoist가 맞는 사람
Todoist는 해야 할 일이 많고, 그 일을 빠르게 입력해야 하는 사람에게 잘 맞는다. “내일 오전 9시 보고서 보내기”처럼 자연어로 넣고 날짜가 자동으로 잡히는 경험은 꽤 편하다. 회사 일, 개인 일, 가족 일을 프로젝트로 나눠두고 여러 기기에서 보는 사람에게도 안정적이다.
다만 Todoist가 모든 사람에게 쉬운 앱은 아니다. 프로젝트, 라벨, 필터, 우선순위를 제대로 쓰려면 어느 정도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 구조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강점이지만, 매번 분류하는 일이 귀찮은 사람에게는 부담이 된다. 그냥 오늘 할 일 다섯 개만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오히려 과하게 느껴질 수 있다.
TickTick이 맞는 사람
TickTick은 할 일 앱 안에 여러 생활 도구를 함께 넣고 싶은 사람에게 맞는다. 할 일 목록만이 아니라 캘린더, 습관 추적, 포모도로, 간단한 메모까지 한곳에서 다루려는 사용자에게 매력적이다. 공부, 운동, 집안일, 업무 루틴을 한 화면에서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편하다.
반대로 단점도 같은 지점에서 나온다. 기능이 많다는 것은 설정과 화면도 많다는 뜻이다. 집중 타이머와 습관 기능까지 다 쓰려고 하면 앱 자체가 생활 관리 프로젝트가 된다. 생산성 앱을 켜는 순간 피곤해지는 사람이라면 기능을 덜 쓰거나 더 단순한 앱을 고르는 편이 낫다.
Things 3가 맞는 사람
Things 3는 애플 기기 안에서 차분하게 할 일을 정리하고 싶은 사람에게 맞는다. 화면이 깔끔하고, 오늘 할 일과 다음 할 일, 언젠가 할 일을 나누는 흐름이 자연스럽다. 복잡한 팀 협업보다 개인 할 일 관리에 더 잘 어울린다.
다만 Apple 생태계 안에 머무르는 성격이 강하다. 윈도우나 안드로이드와 함께 쓰려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는다. 협업 기능이나 강력한 웹 기반 관리를 기대한다면 Todoist나 다른 앱이 더 낫다. Things 3는 많이 연결하는 앱이라기보다, 개인 머릿속을 조용히 정리하는 앱에 가깝다.
앱을 고르기 전 먼저 정해야 할 것
할 일 앱을 고르기 전에 먼저 질문해야 한다. 나는 할 일을 어디서 잊는가. 머릿속에서 잊는가, 캘린더에서 놓치는가, 팀 대화방에서 묻히는가, 아니면 시작할 에너지가 없어서 미루는가.
잊는 것이 문제라면 알림과 빠른 입력이 중요하다. 이 경우 Todoist나 Google Tasks가 맞을 수 있다. 시간을 배치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면 캘린더 연동이 중요하다. TickTick이나 Google Calendar 조합이 편하다. 할 일이 너무 많아 압박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Finch나 Tiimo처럼 작은 단계로 나눠주는 앱이 더 맞을 수도 있다.
반대로 “어떤 앱을 써도 결국 안 본다”면 앱을 바꾸기보다 입력 규칙을 줄여야 한다. 오늘 할 일은 다섯 개 이하, 날짜 없는 항목은 일주일에 한 번만 정리, 알림은 정말 놓치면 안 되는 일에만 쓰는 식이다. 앱보다 규칙이 먼저다.
갈아타기 전에 2주만 버텨보기
새 앱을 깔면 처음 며칠은 정리가 잘 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새 노트, 새 프로젝트, 새 색상은 늘 기분이 좋다. 하지만 할 일 앱의 진짜 평가는 바쁜 주에 나온다. 회의가 겹치고, 집안일이 밀리고, 피곤해서 앱을 열기 싫은 날에도 계속 손이 가는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최소 2주는 같은 앱으로 버텨보는 편이 좋다. 그동안 기능을 모두 쓰려고 하지 말고 세 가지만 본다. 할 일을 넣기 쉬운가, 오늘 할 일을 찾기 쉬운가, 완료하지 못한 일을 다시 처리하기 쉬운가. 이 세 가지가 맞으면 앱은 살아남는다.
유명 앱을 고르는 것보다 내 생활의 마찰을 줄이는 앱을 고르는 편이 낫다. Todoist, TickTick, Things 3 중 정답은 없다. 정답에 가까운 앱은 있다. 바쁜 날에도 열 수 있고, 미룬 일을 다시 보기 싫게 만들지 않으며, 정리 자체를 또 하나의 업무로 만들지 않는 앱이다.
참고 URL
- https://www.reddit.com/r/ProductivityApps/comments/1qu5h2b/what_productivity_apps_will_you_keep_using_in_2026/
- https://www.reddit.com/r/ProductivityApps/comments/1q2zsls/what_productivity_apps_are_you_using_in_2026/
- https://www.reddit.com/r/ProductivityApps/comments/1re37sc/ive_tried_30_productivity_apps_in_the_last_2/
- https://www.reddit.com/r/ProductivityApps/comments/1rsnk3w/my_best_productivity_apps_for_2026_is_450_a_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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